1 / 천재의 대한 판타지
당신은 '천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리는 '천재'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
우리가 잘못 알고있는 것들이 많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다.
예체능계는 타고나는 것이다.
그말도 어느정도 동의는 한다.
가수와 배우는 정말 타고나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들이 우리를 보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당연히도 아무리 좋은 재능을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그 재능을 갈고 닦지 않으면 빛을 발하기 힘들것이다.
부끄럽지만
나도 신입때 내가 '천재' 였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가 그림만 그렸다하면 사람들이 열광하고
아트스테이션 메인에 매번 걸리고 팔로워수가 100만이 넘고
일이 쏟아져 넘치는 상황을 생각해본 적도 있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피드백은 아예 없고 한큐 컨펌으로 끝.
그림 한장에 몇 천 만원에서 몇 억씩 팔리는 그런 상상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취업을 하면서 공부해야 될거는 끝도 없어 보였고
내가 그림을 그리든 말든 사람들은 내 그림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
아트스테이션에는 최근 들어서야 어쩌다 메인에 걸리고 팔로워수는 아직도
2천 정도 밖에는 안 된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피드백은 항상 있기 마련이었고
그나마 컨펌이 나면 다행이었다. 그림 하나에 몇천만원?
몇 천만원은 커녕 한달내내 그려서 그 당시 받은 월급은 200이 간신히 넘는 상황이었다.
2 / 천재는 없다.
어렵게 취업을 하고 주변에 선배들을 만나서 얘기해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구하는지 얘기를 듣고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기꺼이 나를 가스라이팅? 해준 사수이자 멘토였던 태웅이형 (EHOTO) 은 늘 내게 좋은 자극을 주었다.
컨셉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해야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다 알려준 좋은 멘토였다. 지금도 좋은 자극을 주고 있고 지금은 터울없이 친구처럼 지낸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레드홍 홍일이형은 그 당시에 이런애길 해줬다.
"인마. 나는 신입때 집 하나가 컨펌이 안나서 시안 90개까지 한적도 있어."
나는 그 당시에 그형이 천재인줄 알았다. 지금은 아닌걸 안다.
분명 뛰어난 컨셉아티스트이고 지금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구와 공부와 시도를 했는지 대략 짐작만 간다.
한국에서 최초로 3D 컨셉의 혁신? 을 불러온 최규석 형도 누군가
그림을 잘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라고 물어보면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치즈버거 드세요. 그러면 그림 빨리 늘어요."
일명 치즈버거 드립.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선에서는
당장 내 주변만 보더라도 '천재'는 없다.
'천재'로 보일 뿐이다.
알고봤더니 엄청난 노력을 했더라. 나와 당신이 모를 뿐이다.
그들에게 '천재'라는 소리를 하면 "내가??" 하고 의아해 하면서 기분나빠 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과 사람들은 결과만 본다.
그리고 과정은 그 일을 온전히 감당한 자기 스스로만 알고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만약 취업을 했다면
당신이 취업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쳤는지 돌이켜보자.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취업에 성공한 많은 학생들을 옆에서 쭉 지켜봐 왔지만 한번에 아무잡음없이
들어간 친구는 손에 꼽는다.
세상에 어떤 일이든지 공짜가 없고 뭐하나 쉬운일이 없더라.
그리고 그 일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진입장벽이 높을 것이다.
진입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나의 경쟁자들은 포기할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내 일이 '가치'가 있다.
3 / 재능을 이기는 꾸준함.
'그릿'이라는 책이 있다. 내 인생책 중에 한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꼭 사서 일독을 권한다.
원래도 유명하고 베스트 셀러인 책이었지만 최근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어딘가에서 들은 것 같다.
'그릿'이라는 책에서도 말하듯이 꾸준함은 재능을 이긴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
이말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 에 나오는 글인데 이것이 개미들의 모토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는 흡수도 더디고 성장도 더딘 편이다. 스펀지처럼 흡수를 빨리 하면 좋겠지만
똑똑한 편이 아니어서 많은 시도를 하고나서야 깨닫는다.
기억력도 그다지 좋지않다.
PC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컴맹에 가까울수도있겠다.
친한 지인들은 내가 게임쪽 그것도 CG 그래픽쪽으로 간걸 놀라워한다.
나도 놀랍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장점이 딱 하나 있더라.
그것은 바로 뭐든지 시작하면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다.
스터디 까페를 만들어서 같이 스터디를 할때 몇사람만 끝까지 남았는데 그중에 하나였다.
프로젝트도 13년 동안 쉬지않고 꾸준하게 했고
모작도 꾸준하게 했고
크로키도 꾸준히 했고
드로잉도 꾸준히 했고
개인작도 지금까지 꾸준히 했고
강의도 꾸준히 했었고
아트북도 꾸준히 냈었고
책도 지금까지 꾸준하게 보고있다.
나는 아직도 모르는게 많고 배울게 많다.
이것도 그 당시에는 장점인지도 몰랐다.
그냥 잘 못했고 더 잘하고 싶어서 꾸준히 했을 뿐이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그러하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한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4 / 천재가 아니어도 괜찮다.
이제 그만 '천재'에 대한 판타지를 버리자.
어딘가에 천재가 있을수도 있겠다.
내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아티스트들이 어떨지 속속들이 알지 못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어도 괜찮다.
피카소가 아니어도 그림은 그릴 수 있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면 된다.
모짜르트가 아니여도 음악은 할 수 있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면 된다.
매쉬가 아니여도 축구는 할 수 있다.
당신만의 축구를 계발하면 된다.
이렇듯 당신만의 작품 당신만의 그림을 그리면 된다.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에게 주눅들 필요도 없다.
그 사람은 나보다 많이 망쳐봤고 많이 실패해봤을 가능성이 크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당신이 모를 뿐.
굳이 비교하자면 그사람이 했던 노력을 비교하자.
수업을 시작하면 학생들한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oo님과 나의 차이는 딱 하나에요. 나는 지금까지 수백장 아니 수천장 망쳐봤어요.'
학생은 그냥 웃고 넘어갈수도 있지만 나는 진심이다.
실패하는거에 겁먹지 말았으면 해서 해주는 말이었다.
그러니 당장 세상을 깜짝 놀라킬 그림을 그릴 생각말고 ( 어차피 안 놀랜다. )
단번에 그림 실력이 확 늘 생각 말고 (어차피 빨리 안는다.)
지금 하고있는 그 공부, 그 작업부터 하나하나 차분하게 완성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그림 한장 한장이 모여 어느덧 당신도 모르게 성장해 갈 것이다.
그러니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당신만의 그림을 꾸준히 그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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